2018년 4월 17일부터 6월 3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개최하는 '씨실과 날실로' 전시회에 다녀왔습니다. 


금요일 저녁, 퇴근하고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으로 향했습니다. 직장인들의 퇴근시간까지 고려, 8시까지 개최하는 전시회는 어느 전시회보다도 배려려가 느껴집니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은 서울시청 부근에 있습니다. 그 미술관에서는 현재 3개 정도의 전시회가 개최되고 있었습니다. 전철 시간으로는 얼마 걸리진 않지만, 한 번 가는 김에 가능하면 3개의 전시를 모두 보고 오려고 했습니다. 물론 시간의 제한으로 자세히는 보지 못하겠지만 짧게 짧게 스케치 하는 수준으로 아이디어를 얻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씨실과 날실'로 전시회에서부터 막혔습니다. 이 전시회는 짧게 짧게 넘어갈 수 있는 그런 전시회는 아니었습니다. 저는 이 전시회에 매료되어 문닫을 시간이 되어 이제 나가라고 할 때 까지 그 전시회에 남아있었습니다.


씨실과 날실로 - '실'에 대한 예술

이 전시회명에는 '실'이 들어간 만큼 '실'이라는 재료의 본질에 대해 여러 통찰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작품들이 많았습니다. 실 또한 예술에 있어서 좋은 재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이 전시회에 전시된 작품들을 보면서 이 작품들을 구성하고 있는 실의 한 땀 한 땀에는 시간과 에너지와 영혼이 담겨져 있다고 느꼈습니다. 길다랗고 가느다란 이 실들을 얽매고 얽매여 작품이 탄생되었습니다. 이 작품을 통해 재질의 다양화가 주는 시각적 즐거움, 창조하는 여성의 삶을 엿볼 수 있습니다. 





실로 이어진 공동체

또한 '실'을 통한 창작 활동으로 실처럼 이어진 커뮤니티 혹은 지역 공동체의 공동 작업물, 그리고 관람객들도 한 실(천)을 얽으며 참여할 수 있는 작품도 있었습니다. 이렇듯 실의 '연결'하는 속성을 이 전시회에서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공동 작업물 중 이웃상회, 안정맞춤, Zero Waste 작업물 전시도 있었습니다. 이 중에서 Zero Waste에 큰 관심이 갔습니다. 버려지는 천이 없도록 앞치마, 가방등을 한 천에 설계를 한다거나 혹은 버려지는 천들을 모아 의자, 쿠션을 만든 작품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요즘 자원 재활용에 관심이 많은 저로서는 이 부분을 유심히 더 들여다보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전시회 관람 포인트 - 영상

전시회에서 상영되는 영상도 모두 관람하시길 추천합니다. 특히 '어느 미싱가의 일일'이라는 영상은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누군가의 옷 수선을 받는 평범한 미싱가분인 줄 알았으나, 미싱을 통해 시를 적고 작품을 만드는 어떤 미싱가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또한 '미싱'이라는 행위에 대해 예술적으로 표현한 10분짜리 영상도 있습니다. 여러개의 실이 천장에서 쏟아져내리는 듯하게 연출된 공간에서 거북이의 '사계'의 가사가 시 처럼 적혀 있는 어떤 천 위에 미싱을 하는 영상이 상영됩니다. 웅장한 사운드와 함께 이 영상을 보았을 때 미싱이란 행위는 예술 그 자체였습니다. 


서울시립미술관 전시회의 관람료는 모두 무료이나 다른 유료 전시회(티켓값이 1-2만원 하는) 못지 않게 전시 환경, 전시 작품의 퀄리티가 굉장히 높았습니다. 


다음 포스트에는 '2017 SeMa 신소장품전 하늘 땅 사람들'에 대해 공유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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