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미술관


저는 시간이 날 때마다 서울시립미술관에 가는 것을 참 좋아합니다. 양질의 미술작품들을 모두 무료로 만나볼 수 있고, 대다수의 작품들이 사진 촬영이 가능합니다. 또한 주변에는 카페, 식당들이 많아 데이트 하기에도 용이하며, 몇 발자국만 걸어도 유서깊은 역사의 터를 만날 수 있습니다.



서울시립미술관 들어가는길


서울시립미술관 정문



서울시립미술관 주변 곳곳에 역사적인 터를 볼 수 있습니다.


제가 방문했을 당시 서울시립미술관에서는 특별전시로 2개의 전시회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하나는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2018; 좋은삶'과

'시대유감'이라는 전시였습니다. 하루의 일정을 전시회 관람으로 잡고 미술관을 찾았던 저는 두 개의 전시를 모두 관람하였습니다.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2018; 좋은 삶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2018; 좋은 삶 입구(1층)



이 전시에서는 '좋은 삶'이란 단어만 보았을 때 뭔가 편안함을 주는 작품들이 있을 것 같았지만, '좋은 삶'을 꿈꾸는 우리가 외면하거나 생각지 않는 사실들에 대해 실날하게 다루었습니다. 또한 현재 우리가 마주한 4차산업혁명 시대를 반영한 작품들도 많이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인공지능에 대해 다루고 있는 작품들도 있었습니다.


민세희 작가님의 <모두의 인공지능>이라는 데이터 시각화 웹 기반 작품


평소에 인공지능에 관심이 많아 이와 관련된 작품들이 가장 눈에 띄었습니다. 아이언맨 자비스처럼 말만 하면 내 일을 대신해 줄 수 있는 인공지능을 기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A.I 로봇이 사람들을 공격하는 악몽을 꾼 적도 있었고, 이게 꿈이 아닌 현실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습니다. 인공지능에 대해 양면적 느낌을 가지고 있었던 때에 마주한 이 작품은 '모두의 인공지능'이 과연 무엇을 위함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해주는 작품이었습니다.



〈넌페이셜 포트레이트〉


위 작품들은 화가들을 초대하여 인공지능에 의해 얼굴인식이 되지 않는 초상화를 그리도록 한 작품들입니다. 사람들은 인식할 수 있지만 인공지능은 알아볼 수 없도록 하는게 포인트였습니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과 구별되는 인간의 고유한 능력을 확인하려는 것 같았고, 이렇게 흐리게 그려야 할 정도로, 인공지능이 얼굴인식 기능이 발달했다는 것을 역으로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단방 제 아이폰 X가 생각이 났는데 Face ID가 편하면서도 동시에 불편한 기분이 든 것과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내 얼굴을 바로 인식해서 편리하긴 한데, 내 얼굴이 코드화되고 PW로 저장된다는 게 그리 마음이 편하진 않았습니다. 


양아치 작가님의 <신용>이라는 작품




이 작품을 보고 소름을 돋았던게, 저희가 지금 직면한 현실을 바로 작품으로 표현했다는 점입니다. 사방이 CCTV로 둘러쌓인 공간 안에서 어느 곳에서건 그 CCTV의 추적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또한 모니터에 네이버 대표 음성인식 A.I클로바에게 몇 가지 질문들을 하는 내용이 나오는데 그 질문은 굉장히 철학적인 질문들이었습니다. 저도 가끔 클로바를 실험적으로 사용해 보지만 늘 제가 원하는 답변과는 다른 방향으로 나올때면 "넌 참 멀었다~"하고 말하곤 하는데, 음성인식 A.I가 철학적인 질문에 답할 정도로 발전할지는 두고 볼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은 삶' 전시회 핵심 메시지


이 전시회의 핵심 메시지인 위 내용에서는 중요한 단어는 빈칸 채워넣기로 제시하여 먼저는 내가 단어를 생각해보고, 좌측의 단어를 비교해보며 의미를 더 깊이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으로는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는 새로운 상황에 부딪히고 있" "이러한 총체적인 변화의 시대에 우리가 길을 되찾기 위해 메달릴 질문 또한 '좋은 삶이란 무엇인가' 일 수 밖에 없습니다"  라는 핵심메시지는 전시회 관람객들을 고대 아테네 아고라 처럼 광장의 자리로 이끌어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도록 격려하였습니다. 그렇게 해서 나온 이야기들이 "섞이고 엮이는 가운데에서 우리들 각자가 나와 우리의 '좋은 삶'이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었습니다.




시대유감




'좋은 삶' 전시회에 뒤 이어 '시대유감' 전시회를 관람하였습니다. 1-3층까지 전시되어 있는 '좋은 삶' 전시회에 비하면 2층 한 켠에 마련된 소규모 전시회이지만, 그 곳에는 '시대유감'이라는 전시회 제목을 이해하기 위해 꼭 봐야하는 중요한 작품이 2개 있었습니다. 어쩌면 '시대유감'이라는 전시는 그 두 작품을 전시하기 위해 개설되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두 작품은 촬영이 금지되었고, 이 작품을 다시 보기는 어려울 거란 생각에 시간을 들여 작품을 감상했습니다. 


우민정책, 환경문제, 노동자 인권문제 등 말그대로 '시대유감'인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데이트로 보기엔 조금 무거운 주제의 전시회였지만, 이렇게 표현되지 않으면 일반 사람들은 인식조차 하지 않고 모르고 지나갔을 거라는 생각에, 그 시대상을 예술로 표현한다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천경자 작가님의 전시회에 다녀오다

천경자 작가님의 전시회에 다녀왔습니다. 천경자 작가님께서는 서울시립미술관에 본인의 작품 약 70여점을 기증하셨다고 합니다. 날마다 있는 상설 전시회는 아니지만 특정 기간마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개최되는 것 같습니다. 4월 17일부터 4월 30일까지 전시회가 열린다고 하여 기회가 되서 관람하게 되었습니다. 


영원한 나르시스트, 천경자

전시회 입구에는 '영원한 나르시스트, 천경자'라고 적혀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하면서 이 전시회를 관람하게 되었습니다. 나르시시즘의 의미가 본인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내포하고 있다면, 천경자 작가님의 작품을 보면서 작품에서 그려진 내용들은 다를지 몰라도 그 내용들이 모두 자기 자신을 표현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보통 자화상인 작품들을 볼 때 생각보다 많이 어둡거나 왜곡되거나 아름다움과 거리가 멀고 사실적으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았지만, 천경자 작가님의 자화상 그림은 정말 아름다운 여인의 그림들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다른 나라의 여성들을 그린 이국적인 느낌에서도 천경자 작가님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서 천경자 작가님의 전시회에 왜 '영원한 나르시스트'라는 수식어가 붙었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멀티 예술가 

이번 전시회에서는 천경자님의 그림 뿐만 아니라 저서들도 볼 수 있었습니다. 전시된 저서들은 유리 안에 놓여져 있어서 책을 자세히 펼쳐서 볼 수는 없었지만, 천경자 작가님께서 직접 그린 책 표지들을 볼 수 있었고, 또 글의 일부가 발췌되어 벽에 적혀 있었습니다. 그림이든 글이든 어떤 예술 채널로도 소통 가능한 멀티 예술가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천경자 작가님께서 직접 그린 책 표지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 또한 앞으로 미래를 준비함에 있어서 콘텐츠나 표현 활동이 한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아도 된다는 가능성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영감의 원천

천경자 작가님은 세계 여행을 하며 얻게 된 영감들을 그림으로 표현하셨습니다. 그 중 뉴욕에서 본 뮤지컬들에 대해 깊은 영감을 얻고, 그 뮤지컬을 그린 작품들 또한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사실 저도 근래에 여러 전시회를 다니면서 많은 영감을 얻었고 이를 글로 하나씩 적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깊은 영감을 받은 것은 보는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잘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뱀 그림 '생태'

이 전시회에서는 천경자 작가님께서 그린 '생태'라는 작품을 볼 수 있습니다. 가장 두렵고 징그러운 뱀을 그림으로써 험한 세상을 살아남기 위한 삶의 본능을 볼 수 있는 작품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그림을 발표할 당시 많은 관심을 받았다고 합니다. 천경자 작가님께서도 가장 많이 아꼈던 작품이라고 합니다. 이 작품에 그려진 스토리 중 뱀은 총 35마리 인데 천경자 작가님에게 고통을 남기고 간 남자분이 35세 뱀띠라는 걸 떠올려 꽃 뱀 두마리를 추가로 그려넣었다는 얘기도 알게 되었습니다. 



사진촬영은 허락되지 않은 전시회입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에 디지털화 되어 저장되는 사진의 형태로 그림을 보기 보다는 작가의 세계를 만난다는 마음으로 작품을 직접 관람하실 것을 추천합니다. 또한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개최하는 전시회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고, 또 문화적으로도 높은 수준의 전시회들이 여러개 동시개최되고 있어서 함께 관람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개최하는 하늘 땅 사람들 이라는 전시회에 다녀왔습니다. 


2017 SeMa 신소장품전

2017 SeMa 신소장품전이라고도 불리우는 이 전시회는 서울시립미술관(SeMA, Seoul Museum of Art)에서 2017년도에 수집한 작품을 소개하는 신소장품전입니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작품의 수는 약 4,700점이고 이 중에서 2017년에 수집한 작품들은 188점이라고 합니다. <하늘 땅 사람들>이라는 전시의 제목은 오경화의 비디오 설치 작업<하늘, 땅, 사람들>에서 빌려왔다고 합니다. 오경화 작가님은 당대 한국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역사, 정치, 사회 및 자연이라는 관점에서 분석하고 그 안에 처한 예술가의 모습을 표현하였다고 합니다. 이번 전시도 미술의 현재는 예나 지금이나 시차를 달리하여도 여러 상관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변주를 하고 있는 의미를 포괄하고 있습니다. 이 전시회에서는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2, 3층에서 개최되고 있으며 2층에는 미술 안팍의 자연풍경을 조망, 3층에서는 역사를 중심으로 파생되는 시대의 공명을 나타낸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하늘 땅 사람들' 전시회 관람 포인트

제가 이 전시회를 관람하며 느낀 관람 포인트는 작품에 외면적/내면적으로 표현되어 있는 시대적 반영입니다. 영상 작품이건 그림이건 조각이건, 표현 방식은 달랐지만 사람들이 외면하거나 묻어두거나 혹은 잊었던 사건 혹은 생각들을 끄집어 내고 그것을 예술작품으로 표현하여 깊은 인상을 주었습니다. 정부에서 운영하는 미술관에서 어떻게 보면 서울이라는 도시가, 더 나아가 한국이라는 나라가 자신의 허물을 용기있게 보이며 그것을 돌아보는 작품들을 전시했다는 점이 인상깊었습니다. 그리고 그 점이 서울시립미술관이 시민에게 문화의 수준을 한층 더 높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전시회에는 다양한 작가, 다양한 방식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어 여러 아이디어를 얻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일례로 종이 박스를 펼쳐 그 위에 그림을 그린 작품이 있었습니다. 그 작품을 보며 어떤 종이든 무엇이든, 혹은 누군가가 가치없다 생각하고 버려진 어떤 것들 위에 그림이 그려지고 의미가 더해지면 하나의 고귀한 예술작품으로 승화될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염지혜 작가님

가장 인상깊었던 점은 염지혜 작가님의 영상작품을 또 볼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또 봤다는 말은 이전에 제가 아시아 기획전 <당신은 몰랐던 이야기> 전시회에서 염지혜 작가님의 '미래열병'이라는 작품을 관람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작품이 주는 인상이 저의 뇌리에 강하게 남아있었습니다. 금번 전시회에서는 염지혜 작가님의 '그들이 온다. 은밀하게, 빠르게'라는 영상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3층 전시실 구석에 칸막이로 공간이 분리된 곳에서 영상이 상영되었습니다. 영상이 주는 메시지가 너무 강렬해서 계속 보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외면하는 불안을 여실히 드러낸 느낌이었습니다. 뭔가 어둡고, 무겁고, 하지만 시원한 기분도 들었습니다.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을 누군가가 대신 얘기해준 것 처럼 말입니다. 이 이후로 염지혜 작가님의 작품들에 대해서 더욱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틀 연속으로 서울시립미술관을 찾아 전시회를 관람하였습니다. 전시회 수준도 높고 많은 영감을 주는 전시회들이 개최되고 있습니다. 또한 모든 전시회가 무료로 개최되고 있어, 놓치지 말아야 할 문화혜택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2018년 4월 17일부터 6월 3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개최하는 '씨실과 날실로' 전시회에 다녀왔습니다. 


금요일 저녁, 퇴근하고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으로 향했습니다. 직장인들의 퇴근시간까지 고려, 8시까지 개최하는 전시회는 어느 전시회보다도 배려려가 느껴집니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은 서울시청 부근에 있습니다. 그 미술관에서는 현재 3개 정도의 전시회가 개최되고 있었습니다. 전철 시간으로는 얼마 걸리진 않지만, 한 번 가는 김에 가능하면 3개의 전시를 모두 보고 오려고 했습니다. 물론 시간의 제한으로 자세히는 보지 못하겠지만 짧게 짧게 스케치 하는 수준으로 아이디어를 얻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씨실과 날실'로 전시회에서부터 막혔습니다. 이 전시회는 짧게 짧게 넘어갈 수 있는 그런 전시회는 아니었습니다. 저는 이 전시회에 매료되어 문닫을 시간이 되어 이제 나가라고 할 때 까지 그 전시회에 남아있었습니다.


씨실과 날실로 - '실'에 대한 예술

이 전시회명에는 '실'이 들어간 만큼 '실'이라는 재료의 본질에 대해 여러 통찰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작품들이 많았습니다. 실 또한 예술에 있어서 좋은 재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이 전시회에 전시된 작품들을 보면서 이 작품들을 구성하고 있는 실의 한 땀 한 땀에는 시간과 에너지와 영혼이 담겨져 있다고 느꼈습니다. 길다랗고 가느다란 이 실들을 얽매고 얽매여 작품이 탄생되었습니다. 이 작품을 통해 재질의 다양화가 주는 시각적 즐거움, 창조하는 여성의 삶을 엿볼 수 있습니다. 





실로 이어진 공동체

또한 '실'을 통한 창작 활동으로 실처럼 이어진 커뮤니티 혹은 지역 공동체의 공동 작업물, 그리고 관람객들도 한 실(천)을 얽으며 참여할 수 있는 작품도 있었습니다. 이렇듯 실의 '연결'하는 속성을 이 전시회에서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공동 작업물 중 이웃상회, 안정맞춤, Zero Waste 작업물 전시도 있었습니다. 이 중에서 Zero Waste에 큰 관심이 갔습니다. 버려지는 천이 없도록 앞치마, 가방등을 한 천에 설계를 한다거나 혹은 버려지는 천들을 모아 의자, 쿠션을 만든 작품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요즘 자원 재활용에 관심이 많은 저로서는 이 부분을 유심히 더 들여다보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전시회 관람 포인트 - 영상

전시회에서 상영되는 영상도 모두 관람하시길 추천합니다. 특히 '어느 미싱가의 일일'이라는 영상은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누군가의 옷 수선을 받는 평범한 미싱가분인 줄 알았으나, 미싱을 통해 시를 적고 작품을 만드는 어떤 미싱가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또한 '미싱'이라는 행위에 대해 예술적으로 표현한 10분짜리 영상도 있습니다. 여러개의 실이 천장에서 쏟아져내리는 듯하게 연출된 공간에서 거북이의 '사계'의 가사가 시 처럼 적혀 있는 어떤 천 위에 미싱을 하는 영상이 상영됩니다. 웅장한 사운드와 함께 이 영상을 보았을 때 미싱이란 행위는 예술 그 자체였습니다. 


서울시립미술관 전시회의 관람료는 모두 무료이나 다른 유료 전시회(티켓값이 1-2만원 하는) 못지 않게 전시 환경, 전시 작품의 퀄리티가 굉장히 높았습니다. 


다음 포스트에는 '2017 SeMa 신소장품전 하늘 땅 사람들'에 대해 공유하겠습니다 ^^





 

 

예술가 (없는) 초상 전시회 관람 후기

 

제목부터 뭔가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는 전시회였습니다. 예술가의 초상이면 예술가의 초상이라고 했을 텐데, '예술가'와 '초상'이라는 단어 사이에 '없는'을 괄호 안에 넣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전시회에 비치된 리플릿에 본 전시회에 대한 소개를 보고 알 수 있었습니다. 전시회 제목에서의 괄호 '(없는)'은 '예술가 초상'과 '예술가 없는 초상'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모두 포함한다고 적혀있었습니다. 서로 상반되는 의미들의 병치를 통해 한국 현대 사진에서 예술가의 초상을 찍어온 사진의 흐름과 그 변화의 현 주소를 은유하고자 하였다고 설명되어 있었습니다. 저에게는 상반된 의미까지는 이해가 되었지만 큰 맥락의 은유를 이해하기에는 조금 더 이해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전시회 구성

어쨋거나 전시회는 3부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1부에서는 [지금, 여기의 예술가 초상을 묻다]라는 주제로 구본창 작가님과 오형근 작가님의 사진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2부는 [예술가는 있다/없다]라는 주제로 주명덕 작가님과 육명심 작가님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고, 3부에서는 [우리 모두의 예술가]라는 주제로 천경우, 박현두, 정경자, 김문 작가님의 사진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또한 전시장 한켠에는 문인들의 아카이브가 전시되어 있어 이 곳에서 박경리 작가님의 친필 원고를 볼 수 있습니다. 원고지에 한 칸 마다 한 자 한 자 글자가 적혀있는 원고가 인상적입니다.


전시회 관람 포인트 

근래들어 여러 전시회를 다니며 한국 예술에 대한 관심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었습니다. 본 전시회에서는 그러한 저의 관심과 함께 재밌게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가 잘 아는 배우들의 초상과 수능을 준비하며 문학 시간에 열심히 공부했던 작가분들의 초상도 관람할 수 있습니다. 사람 그 자체가 작품이고 예술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진 한 장 한 장에 담겨 있는 표정과 몸짓, 주변의 사물들이 어울어져 그 예술가 한 사람을 나타냈습니다.




김문 작가님의 '철산 4동인'

전시회를 통틀어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 바로 김문 작가님의 '철산 4동인'이라는 작품이었습니다. 이 작품은 철산 3동 주민분들이 본인이 스스로 원하는 장소에 가서 원하는 타이밍에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한 작품이어씃빈다. 사진 속의 분들은 모두 미소를 짓고 계셨습니다. 심지어 아이들도 자신이 원하는 장소를 골라 사진을 촬영하였는데요. 다 저마다의 스토리가 있어 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또한 이 작품들이 인상적이었던 이유는 다른 작품들의 경우 타자에 의해 연출된 환경과 의도된 타이밍에 촬영이 되었다면, 이 작품은 오롯이 본인이 스스로 환경과 시간을 선택하여 촬영하였으므로 더 주체적인 느낌을 주었습니다. 눈에 자극적인 이미지들이 아닌 일상생활에서 흔히 보는 장면들의 기록이었지만, 사진 속 모델분 저마다의 개성이 녹아 있어 철산4동 주민 분들을 한 분 한 분 만나는 기분까지 들었습니다.

 


이 전시회는 월요일을 제외한 평일에는 10시부터 8시까지 열리며, 토, 일, 공휴일은 18시까지 관람할 수 있습니다. 입장료는 무료입니다. 위치는 사당역 가까이에 있어(사당역 6번 출구) 지하철 2,4호선을 이용하여 올 수 있으므로 교통편이 좋습니다. '미술관이 된 구 벨기에 영사관' 상설전시도 같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연인들이 가볍게 들렸다 가기에 좋은 전시회 입니다. 전시 관람 소요시간은 1시간 이내면 충분하며, 무엇보다도 이 건물 자체가 아름다워 건물을 감상하는 즐거움도 있습니다.

 

다음 포스트에는 '미술관이 된 구 벨기에 영사관' 전시회에 다녀온 후기도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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