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두타 실외정원

 


어제 저는 놀라운 경험을 했습니다
토요일 일정으로 소상공인진흥공단에서 진행하는 디지털특성화대학 강의를 들었는데요.
거기서 기사 링크만 있으면 챗GPT와 기타 여러 AI도구들로 블로그를 1시간 간격, 2시간 간격으로 자동으로 포스팅 해주는 방법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강의내용이 어려워 10%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제 자신도 나름 챗GPT를 굉장히 잘 활용한다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AI를 활용한 세계는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가게를 운영하는데 제일 어렵게만 느껴졌던 SNS 마케팅 콘텐츠 생산은 더이상 사람 필요 없이, AI 활용만으로도 손쉽게 가능해졌다는 걸 알게되었습니다.
 
또항 제가 제작한 상품이나, 가게 홍보에 대한 블로그 쓰는게 늘 막막했는데, 챗GPT를 이용해서 블로그도 금방금방 쓰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어서 블로그를 써야겠다는 조급함도 들었습니다. 

마음이 복잡해진 채 이 고민을 정리하기 전 까지 집에 들어가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에 근처 동대문을 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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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더더욱 재밌었던 경험은 그 이후였습니다.
로봇이 만들어주는 커피를 마시게 된 경험이었습니다.

키오스크로 결제를 하고 나니, 자동으로 로봇팔이 천천히 컵을 집고 조심히 세심히 움직이며 얼음을 넣고, 시럽을 넣고, 커피와 우유를 넣었습니다. 일반 브랜드커피점에 비해 절반정도 되는 가격이었고, 맛도 그럭저럭 괜찮았습니다.


 
제가 테이블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동안, 몇몇 분들이 로봇커피가 궁금한듯 지나가셨는데, 로봇커피를 보고 사람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이 "이렇게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어"였습니다.
 
그 말을 듣고 보니 많이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위에 언급한 챗GPT 및 AI 활용 강의를 듣고 저는 마음에 심한 동요가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AI 활용에 대해 내가 빨리 쫓아가고 있지 못하다는 느낌과 함꼐 포모증후군도 오는 것 같았습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의 역할을 AI가 대체하고 있는 데, 이러한 상황에서 나는 어떻게 무엇을 해야할까 하는 커다란 질문에 빠지게 된 것이었습니다.
 
정리하기 위해 찾은 우연히 찾은 카페는 아이러니하게도 로봇이 커피를 만들어주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그것을 보며 "이렇게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어"라고 말합니다.


 
또 아이러니하게 저는 챗GPT를 열어 다음의 질문을 입력합니다.
"이제 블로그 작가가 필요 없게 된걸까?"
 
AI로 1시간 간격, 2시간 가격으로 알아서 블로그를 포스팅 할 수 있는데, (나는 그렇게 어려웠던) 
GPT에게 얻은 답은 "블로그 작가는 여전히 필요해. 다만, 그 역할이 조금 변하고 있어" 였습니다.


 
챗GPT의 답변이 이해가 안되는 건 아니었고, 그렇겠다 싶은 면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된다면 형식적인 글들보다 진짜배기 콘텐츠들만 살아남을 수있겠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찬찬히 글을 써보며 정리해본 저의 생각은 아래와 같습니다.

 

AI로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고, 더 잘 활용해서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만약 손님이 드문 공간에 로봇커피를 이용한다면, 손님이 없는 시간 대에 낭비되는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고, 더 의미있는 일들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제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오늘 아침 로봇커피가 아닌 스타벅스로 와서 직원분이 닉네임을 부르며 건네주는 커피를 마시고,

제가 찍은 사진들을 올리며,

의식의 흐름대로 이 블로그 글을 적고 있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입니다.
 
 

 

 

 

 



서울시립미술관


저는 시간이 날 때마다 서울시립미술관에 가는 것을 참 좋아합니다. 양질의 미술작품들을 모두 무료로 만나볼 수 있고, 대다수의 작품들이 사진 촬영이 가능합니다. 또한 주변에는 카페, 식당들이 많아 데이트 하기에도 용이하며, 몇 발자국만 걸어도 유서깊은 역사의 터를 만날 수 있습니다.



서울시립미술관 들어가는길


서울시립미술관 정문



서울시립미술관 주변 곳곳에 역사적인 터를 볼 수 있습니다.


제가 방문했을 당시 서울시립미술관에서는 특별전시로 2개의 전시회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하나는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2018; 좋은삶'과

'시대유감'이라는 전시였습니다. 하루의 일정을 전시회 관람으로 잡고 미술관을 찾았던 저는 두 개의 전시를 모두 관람하였습니다.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2018; 좋은 삶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2018; 좋은 삶 입구(1층)



이 전시에서는 '좋은 삶'이란 단어만 보았을 때 뭔가 편안함을 주는 작품들이 있을 것 같았지만, '좋은 삶'을 꿈꾸는 우리가 외면하거나 생각지 않는 사실들에 대해 실날하게 다루었습니다. 또한 현재 우리가 마주한 4차산업혁명 시대를 반영한 작품들도 많이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인공지능에 대해 다루고 있는 작품들도 있었습니다.


민세희 작가님의 <모두의 인공지능>이라는 데이터 시각화 웹 기반 작품


평소에 인공지능에 관심이 많아 이와 관련된 작품들이 가장 눈에 띄었습니다. 아이언맨 자비스처럼 말만 하면 내 일을 대신해 줄 수 있는 인공지능을 기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A.I 로봇이 사람들을 공격하는 악몽을 꾼 적도 있었고, 이게 꿈이 아닌 현실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습니다. 인공지능에 대해 양면적 느낌을 가지고 있었던 때에 마주한 이 작품은 '모두의 인공지능'이 과연 무엇을 위함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해주는 작품이었습니다.



〈넌페이셜 포트레이트〉


위 작품들은 화가들을 초대하여 인공지능에 의해 얼굴인식이 되지 않는 초상화를 그리도록 한 작품들입니다. 사람들은 인식할 수 있지만 인공지능은 알아볼 수 없도록 하는게 포인트였습니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과 구별되는 인간의 고유한 능력을 확인하려는 것 같았고, 이렇게 흐리게 그려야 할 정도로, 인공지능이 얼굴인식 기능이 발달했다는 것을 역으로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단방 제 아이폰 X가 생각이 났는데 Face ID가 편하면서도 동시에 불편한 기분이 든 것과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내 얼굴을 바로 인식해서 편리하긴 한데, 내 얼굴이 코드화되고 PW로 저장된다는 게 그리 마음이 편하진 않았습니다. 


양아치 작가님의 <신용>이라는 작품




이 작품을 보고 소름을 돋았던게, 저희가 지금 직면한 현실을 바로 작품으로 표현했다는 점입니다. 사방이 CCTV로 둘러쌓인 공간 안에서 어느 곳에서건 그 CCTV의 추적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또한 모니터에 네이버 대표 음성인식 A.I클로바에게 몇 가지 질문들을 하는 내용이 나오는데 그 질문은 굉장히 철학적인 질문들이었습니다. 저도 가끔 클로바를 실험적으로 사용해 보지만 늘 제가 원하는 답변과는 다른 방향으로 나올때면 "넌 참 멀었다~"하고 말하곤 하는데, 음성인식 A.I가 철학적인 질문에 답할 정도로 발전할지는 두고 볼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은 삶' 전시회 핵심 메시지


이 전시회의 핵심 메시지인 위 내용에서는 중요한 단어는 빈칸 채워넣기로 제시하여 먼저는 내가 단어를 생각해보고, 좌측의 단어를 비교해보며 의미를 더 깊이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으로는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는 새로운 상황에 부딪히고 있" "이러한 총체적인 변화의 시대에 우리가 길을 되찾기 위해 메달릴 질문 또한 '좋은 삶이란 무엇인가' 일 수 밖에 없습니다"  라는 핵심메시지는 전시회 관람객들을 고대 아테네 아고라 처럼 광장의 자리로 이끌어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도록 격려하였습니다. 그렇게 해서 나온 이야기들이 "섞이고 엮이는 가운데에서 우리들 각자가 나와 우리의 '좋은 삶'이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었습니다.




시대유감




'좋은 삶' 전시회에 뒤 이어 '시대유감' 전시회를 관람하였습니다. 1-3층까지 전시되어 있는 '좋은 삶' 전시회에 비하면 2층 한 켠에 마련된 소규모 전시회이지만, 그 곳에는 '시대유감'이라는 전시회 제목을 이해하기 위해 꼭 봐야하는 중요한 작품이 2개 있었습니다. 어쩌면 '시대유감'이라는 전시는 그 두 작품을 전시하기 위해 개설되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두 작품은 촬영이 금지되었고, 이 작품을 다시 보기는 어려울 거란 생각에 시간을 들여 작품을 감상했습니다. 


우민정책, 환경문제, 노동자 인권문제 등 말그대로 '시대유감'인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데이트로 보기엔 조금 무거운 주제의 전시회였지만, 이렇게 표현되지 않으면 일반 사람들은 인식조차 하지 않고 모르고 지나갔을 거라는 생각에, 그 시대상을 예술로 표현한다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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