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관람 후기



비의 계절, 아름다운 재회

"기다려 주세요.

지금 만나러 갑니다"





불금이 시작된 금요일 저녁,

짝꿍과 오랜만에 영화를 보러 갔다.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그 제목,

'지금 만나러 갑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십수여년 전 쯤,

같은 제목의 일본 영화를 본 기억이 나는데,

그때 그 영화의 제목과 내용이

참 순수했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때 그 영화가

한국 버전으로 다시 만들어진 것이다.


(일본 소설 [IMA, AI NI YUKIMASU]과

일본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Be With You)]가 원작인,

한국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오랜만에 영화관으로의 발걸음이라

기대감에 부풀어 피곤한 기색 없이

용산CGV로 갔다.





모바일로 예약한 티켓을 출력한 후,



저녁을 좀 일찍 먹었던 탓에

출출할지도 모를 거란 생각이 들어

'아몬드 치즈 스틱(?)'을 하나 사서

짝꿍과 같이 나눠 먹고 들어갔다.


(짝꿍의 선택이어서

난 솔직히 별로 기대 안 했었는데

달달하니 맛있었다)


(얼마 전 리모델링 한 

용산CGV 상영관의 안내판.

상영관 수가 많아지고

구조가 복잡해진 것 같았다)



상영관 안에는

커플이나 가족이 함께 누워서 편하게 볼 수 있는

구 모양(?)의 좌석도 마련되어 있었다.


그리고 설레는 영화 관람시간...


(영화 장면은 예고편으로 대체합니다)


(영화 장면은 예고편으로 대체합니다)


(영화 장면은 예고편으로 대체합니다)


(영화 장면은 예고편으로 대체합니다)


(영화 장면은 예고편으로 대체합니다)


(영화 장면은 예고편으로 대체합니다)


(영화 장면은 예고편으로 대체합니다)


(영화 장면은 예고편으로 대체합니다)



사실, 첫 장면부터 눈시울이 붉어졌다.


하늘나라로 가기 전,

엄마 펭귄과 아기 펭귄의 재회 장면이

애니메이션 삽화 형식으로 도입되어

영화가 시작되었는데,

너무 아름답고 순수하고 슬픈 이야기여서

현실에서 벗어나지 얼마 안 된(=영화 시작한지 얼마 안 된) 시점에서

그런 순수한 이야기가 눈앞에 큰 스크린으로 펼쳐지니

그러지 않을 수 없었다.

ㅠㅠ


한적한 시골이 배경이어서

예쁜 배경의 장면들이 많이 연출된 것 같았고,

이런 영화에 잘 어울리는 여배우는

'손예진'만한 배우가 없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배우 이전에 수영선수였었다는

남자 주인공 '소지섭'은

캐스팅이 제격인 것 같았다.

(실제로, 영화 속 주인공과 비슷한 경험도 있다고 한 것 같다)


비의 계절,

엄마, 아빠 그리고 아들,

남편과 아내,

연애와 결혼,

학창시절의 추억,

죽음과 재회,

그리고 한적한 시골에서의 생활 등


내가 좋아할 만한 소재를 다 갖춘

더없는 영화였던 것 같다.



원작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여서 그런지

한국 영화와 일본 영화의

내용은 거의 동일했고,


시간은 지났지만,

일본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내용을 

어느 정도 알고 봤기 때문에

솔직히 한국 영화에 대한 큰 기대감은 없었지만

우리 정서에 맞게 잘 만들어진 것 같았다.


일본 영화가 더 좋았던 점은,

아름다운 선율의 영화음악(OST)과

해바라기 꽃밭에서의 인상적인 장면의 영상미였고,



(일본 영화에서 남녀 두 주인공은,

사람들에게 좋은 이미지로 남아

실제로 결혼까지 하는 아름다운 모습도 보여줬지만

안타깝게도

얼마 가지 않아 이혼하게 되었다고 한다)


한일, 두 영화 모두 좋았던 점은,

비를 소재로 한 아름다운 가족 이야기라는 점과

(나는 비오는 날은 좋아한다ㅎㅎ)

마지막 장면의 여자 주인공이

기차를 타고 남자 주인공을 만나러 가면서

'...지금 만나러 갑니다...'라고

메모하는 장면이었다.

(바로, 영화 제목이다)






냉정한 현실을 살아가면서

가끔씩 따뜻한 감정을 허락받을 수 있는 시간이

이런 영화를 보는 시간이 아닌가 싶다.







한일 양국의 동일 원작의 영화.

차이점을 발견했다. 제목의 쉼표(,)가 있고,없고.


'지금, 만나러 갑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by Chan. (with iPhone 6S)







프롤로그



한 주간 여러 일에 치어 정신 없이 지내오다 드디어 맞이하게 된 금요일 밤,


본격적으로 '내 시간'이 시작 된 것 같아 폰도 멀리 하고 누워만 있었다.


분명 계획한 일들은 많은데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 이 밤은,


차라리 밖으로 나가 재밌게 놀면 일찍이라도 잘 것을 에너지는 남아 돌아 잠은 오지 않는다. 


이 때는 영화 한 편 보기에 딱 좋은 타이밍,


연기를 잘 하는 배우의 영화를 선택하는 건 항상 후회가 적다.





메소드 연기


배우가 극중 배역에 몰입해 그 인물 자체가 되어 연기하는 방법 중 하나


배우들은 연기를 하다보면 극중 캐릭터의 삶의 방식을 실제와 같이 모방하여 완벽한 몰입을 꾀하게 되는데,


그러다 보면 연기가 끝나도 그 캐릭터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종종 자아를 잃어버리기도 한다)





박성웅과 메소드,


배우 박성웅의 메소드 연기는 이전에 그가 출현했던 드라마 '맨투맨'에서도 찾을 수 있다.


배우 '여운광' 역을 맡았던 그의 연기는 그의 진짜 모습인지 아니면 연기인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자연스러웠다.


에피소드 중 촬영을 마치고 배우들과 함께 한 술자리에서 술에 취해 "송미현이 내꺼야~!!"라고 했다는데 


(송미현은 극중에서 박성웅의 상대역으로 나온 여주 캐릭터 이름)


남들은 웃고 넘겼겠지만, 나는 그가 '여운광'이라는 캐릭터에 그 자신을 충실히 임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박성웅 주연의 영화 메소드는 호기심을 더욱 자아냈다.





영화 메소드


연극에 열의가 없어보이는 아이돌 출신 배우 영우(오승훈)가 못마땅한 재하(박성웅)는 메소드 연기가 무엇인지 영우에게 직접 보여주는데,





(재하의 연기에 몰입되어 눈물까지 흘리게 된 영우)




그 경험이 신선한 충격이 되었는지, 그 이후 영우는 밤새 대본을 연구하고, 재하가 추천한 책 구절들을 외우는 등 열정을 다해 재하와의 연기에 임하게 된다.


나중에는 메소드 연기를 알려준 재하보다 본인이 더 연기에 빠져드는데,




영화의 절정은 마지막 20여분 가량이었다.


재하와 영우가 준비한 연극이 무대에 올라 관객 앞에 서게 되는데, 이 때 그들의 내/외면적 갈등이 극도로 표출된다.


(이 부분이 영화의 몰입감의 최고조로 상승되는 부분) 



메소드 연기 특유의 즉흥 대사와 돌발적인 행위 등이 거침없이 표현되어 


이를 보는 영화 속 관객들 , 영화 밖 관객들도 이 둘의 연기가 진짜 연기인지, 아니면 실제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엔딩 장면에서 재하의 연인으로 나오는 희원(윤승아)이 재하의 손을 쓰다듬는 장면이 나온다. 


이는 연극에서 재하가 손가락이 잘린 연기를 했는데, 연극을 마치고 재하를 만나 손가락이 제대로 붙어있는지 확인하는 장면이다.


재하와 영우의 관계 때문에 심적 고통을 입은 여주인공임에도, 얼마나 그 둘의 광기어린 연기에 몰입되었는지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형, 우린 여기서 나갈 수가 없어


 형을 여기다 가둔 것도 나고 나를 여기다 가둔것도 나야


...



그런데 나도 나갈 방법을 잊어버렸어"




이 대사는 메소드 연기에 갇힌 그 둘을 암시하는 싱어(영우)의 대사였다.






결론


이 영화를 표면적으로 본다면 두 남성 배우의 로맨스를 그린 것 처럼 보여 자칫 '퀴어 영화'라는 타이틀을 붙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 영화는 퀴어 영화가 아니란 걸 영화를 보며 발견하게 되었는데,



"너 혹시 게이야?"


"아닌데요. 그냥 형을 좋아하는 건데요"



라는 대사는 이 영화의 정체성을 말해준다.






이 영화는 자신의 캐릭터에 몰입한 두 메소드 배우에 관한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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