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 17일부터 6월 3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개최하는 '씨실과 날실로' 전시회에 다녀왔습니다. 


금요일 저녁, 퇴근하고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으로 향했습니다. 직장인들의 퇴근시간까지 고려, 8시까지 개최하는 전시회는 어느 전시회보다도 배려려가 느껴집니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은 서울시청 부근에 있습니다. 그 미술관에서는 현재 3개 정도의 전시회가 개최되고 있었습니다. 전철 시간으로는 얼마 걸리진 않지만, 한 번 가는 김에 가능하면 3개의 전시를 모두 보고 오려고 했습니다. 물론 시간의 제한으로 자세히는 보지 못하겠지만 짧게 짧게 스케치 하는 수준으로 아이디어를 얻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씨실과 날실'로 전시회에서부터 막혔습니다. 이 전시회는 짧게 짧게 넘어갈 수 있는 그런 전시회는 아니었습니다. 저는 이 전시회에 매료되어 문닫을 시간이 되어 이제 나가라고 할 때 까지 그 전시회에 남아있었습니다.


씨실과 날실로 - '실'에 대한 예술

이 전시회명에는 '실'이 들어간 만큼 '실'이라는 재료의 본질에 대해 여러 통찰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작품들이 많았습니다. 실 또한 예술에 있어서 좋은 재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이 전시회에 전시된 작품들을 보면서 이 작품들을 구성하고 있는 실의 한 땀 한 땀에는 시간과 에너지와 영혼이 담겨져 있다고 느꼈습니다. 길다랗고 가느다란 이 실들을 얽매고 얽매여 작품이 탄생되었습니다. 이 작품을 통해 재질의 다양화가 주는 시각적 즐거움, 창조하는 여성의 삶을 엿볼 수 있습니다. 





실로 이어진 공동체

또한 '실'을 통한 창작 활동으로 실처럼 이어진 커뮤니티 혹은 지역 공동체의 공동 작업물, 그리고 관람객들도 한 실(천)을 얽으며 참여할 수 있는 작품도 있었습니다. 이렇듯 실의 '연결'하는 속성을 이 전시회에서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공동 작업물 중 이웃상회, 안정맞춤, Zero Waste 작업물 전시도 있었습니다. 이 중에서 Zero Waste에 큰 관심이 갔습니다. 버려지는 천이 없도록 앞치마, 가방등을 한 천에 설계를 한다거나 혹은 버려지는 천들을 모아 의자, 쿠션을 만든 작품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요즘 자원 재활용에 관심이 많은 저로서는 이 부분을 유심히 더 들여다보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전시회 관람 포인트 - 영상

전시회에서 상영되는 영상도 모두 관람하시길 추천합니다. 특히 '어느 미싱가의 일일'이라는 영상은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누군가의 옷 수선을 받는 평범한 미싱가분인 줄 알았으나, 미싱을 통해 시를 적고 작품을 만드는 어떤 미싱가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또한 '미싱'이라는 행위에 대해 예술적으로 표현한 10분짜리 영상도 있습니다. 여러개의 실이 천장에서 쏟아져내리는 듯하게 연출된 공간에서 거북이의 '사계'의 가사가 시 처럼 적혀 있는 어떤 천 위에 미싱을 하는 영상이 상영됩니다. 웅장한 사운드와 함께 이 영상을 보았을 때 미싱이란 행위는 예술 그 자체였습니다. 


서울시립미술관 전시회의 관람료는 모두 무료이나 다른 유료 전시회(티켓값이 1-2만원 하는) 못지 않게 전시 환경, 전시 작품의 퀄리티가 굉장히 높았습니다. 


다음 포스트에는 '2017 SeMa 신소장품전 하늘 땅 사람들'에 대해 공유하겠습니다 ^^






20대 때 '가봐야지' 했지만 이제까지 가보지 못했던 곳들을 서른이 넘어서 가보고 있습니다. 사실 그러한 장소들은 멀리 떨어져 있던게 아니라 굉장히 가까운 곳에 있었습니다. 


그렇게 가기를 미루고 미루었던 곳 중 하나가 바로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생활미술관'이었습니다. 매번 사당 부근을 오갔지만, 이 고풍스러운 느낌의 미술관을 차의 창가에서 바라만 보았을 뿐, 한 번을 그 앞에 멈추지 못하고 그냥 지나기 일 수 였습니다. 하지만 전시회를 많이 다니는 요즘, 가까운 곳에 미술관이 있다는 것이 삶에서 선물을 받은 기분이 들었고, 이를 누려보기로 하였습니다 ^^



가깝지만 어려웠던 발걸음, 서울특별시립미술관 남서울생활 미술관


제가 이 가까운 미술관을 가기를 망설였던 이유는 아마도 이 검고 큰 문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항상 이 길을 지나며 바라보는 미술관의 검은 색 문은 굳게 닫힌 느낌이었고, 그 큰 문이 주는 위엄 때문인지 아무나 함부로 열고 들어갈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도 무겁게 보여, 문을 열려고 하면 그 무게 때문에 낑낑 대면서 잘 열 수 없을거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이 곳에 방문하여 문을 열어보니 아주 쉽게 열렸습니다.  문은 검은색으로 페인트칠 된 나무 문이었습니다. 문도 쉽게 열렸을 뿐더러 문을 열었을 때 아무도 없었습니다. 예상했던 쇠문이 무게감도, 문을 열었을 때 누군가 나를 낯설게 쳐다보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무색해졌습니다. 곧바로 전시장이 보였습니다.


요즘 전시회를 다니며 느끼고 배우고 있는 점은 '겉모습만 가지고 판단할 수 없다.'입니다. 행여나 편견과 차별을 싫어하는 저 조차 혹시나 스스로 많은 편견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봅니다. 어렵고 무겁게만 보였던 이 문이 막상 가보니 아주 쉽게 열렸다는 점이 저를 다시 깨우쳐주었습니다.





남서울미술관 건축아카이브 상설전시 '미술관이 된 구 벨기에 영사관'


벨기에 영사관은 1904년에 처음 우리나라에 세워졌으며 근대서양건축으로 학술적 가치가 높은 건물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가 아직 없었기 때문에 이 가치를 알리기 위해 상설 전시를 열게 되었다고 합니다. 벨기에는 대한제국정부 시절에 우리 나라의 중립국이었고, 이 계기로 벨기에 영사관이 탄생되었다고 합니다. 따라서 우리 나라 근대사의 중요한 유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벨기에 영사관은 1982년 관악구로 이전 복원되었고, 2004년에는 서울시립미술관의 분관이 되면서 일반인의 출입이 허용되었다고 합니다. 일반인의 출입이 허용된지 14년 정도 되는데, 이렇게 기회가 되어 볼 수 있게 되서 감격스러웠습니다. 


이 상설전시는 벨기에 영사관을 중심으로 근대사적 그림과 사진작품, 도면, 관련 사료, 문헌들도 함께 보실 수 있습니다. 전시되어 있는 규모는 적었지만, 사실 이 건물 그 자체가 하나의 큰 작품이고 전시였습니다. 방들 곳곳마다 벽난로가 있었고, 단아한 디자인의 샹들리에와 바깥을 볼 수 있는 세로로 길고 큰 창문들이 있었습니다. 1층과 2층을 오갈 때 이용하는 검은색 나무계단도 발을 디딜때 '삐---걱'하는 나무 소리가 났지만 그것조차 세월의 깊이가 느껴졌습니다.


건물 바깥에는 잔디가 있고, 잔디 사이에는 입구까지 조그마한 길이 나있습니다. 건물 야외에서 이 미술관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면 정말 고풍있고 멋스러운 작품이 탄생이 될 것 같습니다.



이번 상설전시를 통해 늘 지나쳐온 이 미술관을 미학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 가치를 더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예술가 (없는) 초상 전시회 관람 후기

 

제목부터 뭔가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는 전시회였습니다. 예술가의 초상이면 예술가의 초상이라고 했을 텐데, '예술가'와 '초상'이라는 단어 사이에 '없는'을 괄호 안에 넣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전시회에 비치된 리플릿에 본 전시회에 대한 소개를 보고 알 수 있었습니다. 전시회 제목에서의 괄호 '(없는)'은 '예술가 초상'과 '예술가 없는 초상'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모두 포함한다고 적혀있었습니다. 서로 상반되는 의미들의 병치를 통해 한국 현대 사진에서 예술가의 초상을 찍어온 사진의 흐름과 그 변화의 현 주소를 은유하고자 하였다고 설명되어 있었습니다. 저에게는 상반된 의미까지는 이해가 되었지만 큰 맥락의 은유를 이해하기에는 조금 더 이해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전시회 구성

어쨋거나 전시회는 3부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1부에서는 [지금, 여기의 예술가 초상을 묻다]라는 주제로 구본창 작가님과 오형근 작가님의 사진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2부는 [예술가는 있다/없다]라는 주제로 주명덕 작가님과 육명심 작가님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고, 3부에서는 [우리 모두의 예술가]라는 주제로 천경우, 박현두, 정경자, 김문 작가님의 사진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또한 전시장 한켠에는 문인들의 아카이브가 전시되어 있어 이 곳에서 박경리 작가님의 친필 원고를 볼 수 있습니다. 원고지에 한 칸 마다 한 자 한 자 글자가 적혀있는 원고가 인상적입니다.


전시회 관람 포인트 

근래들어 여러 전시회를 다니며 한국 예술에 대한 관심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었습니다. 본 전시회에서는 그러한 저의 관심과 함께 재밌게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가 잘 아는 배우들의 초상과 수능을 준비하며 문학 시간에 열심히 공부했던 작가분들의 초상도 관람할 수 있습니다. 사람 그 자체가 작품이고 예술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진 한 장 한 장에 담겨 있는 표정과 몸짓, 주변의 사물들이 어울어져 그 예술가 한 사람을 나타냈습니다.




김문 작가님의 '철산 4동인'

전시회를 통틀어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 바로 김문 작가님의 '철산 4동인'이라는 작품이었습니다. 이 작품은 철산 3동 주민분들이 본인이 스스로 원하는 장소에 가서 원하는 타이밍에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한 작품이어씃빈다. 사진 속의 분들은 모두 미소를 짓고 계셨습니다. 심지어 아이들도 자신이 원하는 장소를 골라 사진을 촬영하였는데요. 다 저마다의 스토리가 있어 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또한 이 작품들이 인상적이었던 이유는 다른 작품들의 경우 타자에 의해 연출된 환경과 의도된 타이밍에 촬영이 되었다면, 이 작품은 오롯이 본인이 스스로 환경과 시간을 선택하여 촬영하였으므로 더 주체적인 느낌을 주었습니다. 눈에 자극적인 이미지들이 아닌 일상생활에서 흔히 보는 장면들의 기록이었지만, 사진 속 모델분 저마다의 개성이 녹아 있어 철산4동 주민 분들을 한 분 한 분 만나는 기분까지 들었습니다.

 


이 전시회는 월요일을 제외한 평일에는 10시부터 8시까지 열리며, 토, 일, 공휴일은 18시까지 관람할 수 있습니다. 입장료는 무료입니다. 위치는 사당역 가까이에 있어(사당역 6번 출구) 지하철 2,4호선을 이용하여 올 수 있으므로 교통편이 좋습니다. '미술관이 된 구 벨기에 영사관' 상설전시도 같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연인들이 가볍게 들렸다 가기에 좋은 전시회 입니다. 전시 관람 소요시간은 1시간 이내면 충분하며, 무엇보다도 이 건물 자체가 아름다워 건물을 감상하는 즐거움도 있습니다.

 

다음 포스트에는 '미술관이 된 구 벨기에 영사관' 전시회에 다녀온 후기도 알려드리겠습니다.

 

 

 

 

 

짝꿍과 저는 둘 다 연가 일정을 맞추어 전시회를 구경가기로 계획하고,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개최되는 2018년 아시아 기획전 <당신은 몰랐던 이야기>에 다녀왔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

짝꿍과 저는 점심을 먹고 다른 볼 일을 본 후 국립현대미술관에 3시 경에 도착했습니다. 우선 전시회를 관람하기 전에 당을 보충 해야할 것 같아 국립현대미술관 내부에 있는 카페를 방문하였습니다. 카페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면서 휴식도 취하고 책도 보고 미래 계획을 위해 열정적으로 토론을 하다가 어느 덧 2시간 가량 훌쩍 지났습니다. 짝꿍과 저는 서둘러 안내 데스크로 향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접수 마감 시간은 5시였습니다. 5시가 되기까지 몇 분을 남겨두고 티켓팅을 하였습니다. 티켓을 구매할 때 안내 데스크 직원분께 이 전시회가 1시간 이내 관람하기 힘든 규모인지 여쭈어보았습니다. 직원분께서는 영상 전시가 많아 진득하게 보려면 1시간은 부족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짝꿍과 서둘러 전시회에 입장하고 알게 되었습니다. 이 전시회는 1시간 안에 볼 수 있는 그런 규모의 전시회가 아니라는 사실 말입니다. 우선 전시회의 스케일과 기획력에 압도당했습니다. 생각했던 동양 산수화 이런 작품들이 아닌 정말 현대적이면서 아시아적인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얄팍한 편견이 깨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아시아 기획전 작품들

전시회에 입장하여 처음 접하게 된 작품은 마크 살바투스의 <대문>이라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입장할 때는 여러 종류의 문이 끊임없이 닫히는 장면이 영상으로 재생됩니다. 하지만 입장한 쪽과 반대방향으로 넘어가서 보았을 때는 같은 방식으로 여러 종류의 문이 끊임없이 열리는 장면으로 영상이 구현됩니다.


후지이 히카루 작가님의 '일본인 연기하기'라는 영상 작품도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영상에서는 외형적인 단서만으로 누가 더 일본인 같은지 순서대로 줄을 세우는 내용을 다루었습니다. 이 아시아 기획전 <당신은 몰랐던 이야기>라는 전시회가 어떤 내용을 함축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소름 돋았던 작품은 티모테우스 A. 쿠스노 님의 작품이었습니다. '호랑이의 죽음과 다른 빈 자리'라는 주제로 작가님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수많은 막대기 끝에 손가락질을 하는 듯한 손모양이 일제히 어떤 한 곳을 가리키는 작품이 있었습니다. 그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파란색 전경과 공간을 두른 파란색 테두리 조명이 누군가를 몰아세우고 비난하는 차가운 현실을 여실히 나타낸 듯한 강렬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맵 오피스<아틀라스 오브 아시아>' 공간에서는 개별 작가들의 예술활동과 이론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습니다. 


타오 후이님의 '몸에 대해 말하기'에서는 자신의 몸에 대해서 자세히 묘사를 하는 인터뷰 영상이 담겨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보는 시각이 아닌 자신이 자신의 모습을 직접 설명하는 컨셉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설명도 굉장히 디테일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얼굴형, 코 모양, 눈 모양 등 몸의 구석구석을 설명하였습니다. 그 중에서 귀지 설명도 있었는데요. 귀지를 통해 유전자 분석까지 하는 내용도 담겨 있었습니다. 시간이 많지 않아 영상을 처음부터 끝까지 자세히 보지는 못하였습니다만 잠깐 영상을 보았을 때는 여자분인 줄 알았는데 후에 뉴스를 찾아보니 남자분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마 이 전시회를 방문한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있을 작품은 장 쉬잔 작가님의 '시소미'라는 작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작품은 비디오 작품과 설치작품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먼저 비디오작품 부터 보게 되었는데, 어떤 숲속에서 악기를 든 몇몇 쥐들이 웃을수도 울수도 없는 그런 애잔한 멜로디로 연주와 안무를 구현합니다. 그 비디오 옆에는 그 영상을 촬영한 미니 세트장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모두 종이로 만든 거라고 합니다. 그리고 비디오작품 아래에 보면 죽은 쥐들이 무덤 묘비 앞에 있는 것 처럼 나열이 되어있습니다. 깨알로 비디오가 상영되는 스크린 뒤쪽 맨 모퉁이에도 쥐 한마리가 쓰러져 있는 걸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영상에 사용된 음악이 단순하면서도 애잔하고 뇌리에 남아 묘한 중독성이 있었습니다. 다른 전시관으로 이동하여 작품을 관람하는데도, 계속 배경음악으로 깔려 있는 듯한 느낌까지 받았습니다.


전시회를 통해 느낀 점

이 외에도 많은 영감을 주고 생각하게 하는 작품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이 전시회를 통해 전반적으로 느낀 점은 이 아시아 기획전은 직면해야 할 사실들에 대한 외면, 갈등, 편견의 부질없음에 대해 다루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당신은 몰랐던 이야기'라는 주제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규모도 있고 생각할 거리도 생기는 전시회여서 혼자 전시회를 감상하시는 것도 좋고, 커플이나 친구와 같이 보기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일반 관람료는 4천원이며, 사진촬영 가능합니다. 국립현대미술관 지하층에는 넓은 주차장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전시회 관람 시간은 넉넉히 2시간 정도 잡으실 것을 추천합니다. 제가 제일 아쉬웠던건 좋은 영상이나 컨텐츠들이 많았는데 이를 자세히 보지 못하고 온 것이었습니다. 


이 전시회는 기회가 되면 한번 관람하시기를 추천합니다. 









서울대학교 미술관(MOA, Museum of Art)


한 번은 가봐야지 했다가 가는데까지 약 6년이 걸린 미술관이 있었습니다. 가까울 수록 더 가기가 어려운 것일까요. 제주도민 중에서 정작 한라산을 안가본 도민들이 많다는 얘기처럼 말입니다. 6-7년을 관악구에 살면서 서울대학교 미술관(MOA, Museum of Art)을 한번도 간적이 없었습니다. '서울대'라는 이미지가 주는 심리적 접근성이 멀리 느껴졌었다고 해야 할까요. 하지만 이번 전시회 감상을 통해 서울대학교 미술관은 미술관을 찾는 모든이들에게 친절하고, 모두에게 열려있는 미술관이란 걸 알게 되었습니다. 기본 관람료는 일반인 3000원, 어린이/청소년 2000원, 서울대학교 교직원과 재학생은 무료였습니다. 서울대 정문까지 버스를 타고 갈 수 있어 교통적인 측면의 접근성도 좋았습니다. 계단을 따라 빙 돌며 전시 작품들을 관람할 수 있는 구조는 공간으로서의 예술적 가치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늘 좁은 공간에 사람들에게 밀리고 치여 작품들을 제대로 볼 수 없는 다른 전시관에 비해 서울대학교 미술관에서는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작품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었습니다. 



서울대학교 미술관 소장품 100선


서울대학교 미술관에는 약 650여점의 소장품이 있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작품들은 개인 작가와 소장가들의 기증을 통해 수집되었습니다. 금번 전시회에서는 그 소장품 중에서도 희귀성이 높은 작품 100선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근현대 미술품을 한 자리에서 만나 볼 수 있습니다. 세월이 흐를 수록 더욱더 가치가 깊어질 작품들도 관람할 수 있습니다. 


이 전시회에 전시된 작품들을 보며 '누군가의 고도의 정신작용이 담긴 창작물을 하나하나 보는게 참 의미있는 일이구나'라는 걸 느끼면서 관람하게 되었습니다. 작품들 하나하나가 많은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고, 생각하게 만들고, 상상하게 만들었습니다. 작품과 제목을 보며 "그렇지"라고 이해가 되는 작품들도 있었고, "아~~"하고 탄성을 불러일으키는 작품도 있었고, "그럴 수도 있구나", "이건 왜 이러지?"라고 퀘스쳔을 주는 작품들도 있었습니다. 


다양한 기법들로 제작된 작품들도 볼 수 있었습니다. 학술적으로나 예술적으로나 가치가 높은 작품들이었습니다. 그 중 '에네르기'라는 작품은 깨어진 동판 용접 속에 용암처럼 끓어오르는 디테일을 표현한 점이 인상이 깊었습니다. 겉으로 보면 네모난 금속상자 처럼 보이지만 그 안은 소용돌이 치는 듯한 무언가가 표현되어 있는 것 같았습니다.


코어 전시실에는 거대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금요일 오후 시간대에 방문했기 때문에 넓은 전시실 안에 혼자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코어 전시실에는 정말 훌륭한 작품들이 많았습니다. 작품앞에 제가 압도당했다고 표현하면 맞을까요. 특히 '백성들의 생각-계유년과 단종'이라는 작품을 보았을 때 그림의 스케일이나 색채, 요소 하나하나가 담고 있는 의미 부호들이 감당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림을 보고 심장이 놀란 기분은 처음이었습니다. 또 몇몇 작품들은 복도같이 좁은 공간에 전시되었는데요. 작품을 한 눈에 보기엔 조금은 아쉬웠을만큼, 정말 하나하나 놀라운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미술관 전체가 6시에 닫는다고 해서 지하 층에 있는 작품들은 자세히 보지 못하였습니다. 하지만 작품 하나하나가 워낙 인상 깊었고 추후에도 계속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아쉬운 마음에 서울대학교 미술관 소장품에 대한 해설이 담긴 가이드북을 하나 구매하고 나왔습니다. 원래 도룩이나 가이드북을 구매해본 적은 없는데, 나중에라도 생각이 날 때 내가 봤던 작품들을 하나하나 찾아보면 기억에도 남고 많은 영감을 줄 수 있을거라 생각했습니다.


서울대학교 미술관 소장품 100선 전시회 관람을 고민하는 분이 있으시다면, 정말 후회하지 않을 전시회라고 추천해드리고 싶네요.



  












4월 전시회 소식을 알아보던 중에 홍대 KT&G 상상마당에서 전시회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정신의학 역사와 아트브룻'이라는 전시회였습니다.


전시회를 가기 전에 아트브룻이라는 단어가 생소해서 찾아보니, 제도권 문화의 영향을 받지 않은 순수한 작품'을 의미한다고 하였습니다. 아웃사이더 다트라고도 하구요. 해외에서는 예술의 분야로 자리잡고 있는데, 아직 한국에서는 생소한 장르입니다. 금번 상상마당에서 열리는 정신의학 역사전시는 아시아 최초로 열리는 전시라고 하였습니다. 최근 KBS '문학의 향기'라는 프로그램에서도 아트브룻에 대해 다룬 내용이 있었습니다.


'정신의학 역사와 아트브룻 전시회'에 가기 위해 표 구매는 인터파크에서 진행하였습니다. 표는 KT&G 상상마당의 정문말고 옆문으로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에 올라가면 있는 안내데스크에서 수령하였습니다.


이 전시회의 구조는 KT&G 상상마당 5층부터 관람을 시작하여 5,4,3층으로 내려가는 구조였습니다. 5층에서는 정신의학의 역사를, 4층에서는 아트브룻 아웃사이더 아트 작품들을 볼 수 있습니다. 3층에서는 전시회 굿즈들을 구매할 수 있는 아트샵과 잠시 쉴 수 있는 카페가 있습니다.


5층에서는 정신의학의 역사에 관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전시회 서두에는 심리 장애에 대해 다룬 두꺼운 책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요. 저는 정신의학까지는 아니지만 심리학을 공부한 적이 있어서 용어들이 생소하지는 않았습니다. 특정 증상에 따른 모습을 촬영한 사진과 영상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5층 전시를 둘러보며 정신의학이라는 학문이 발달하기 전까지,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귀신 들린 사람으로 취급하여 치료를 이유로 비인간적인 방법으로 만행을 저질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즉, 환자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 혹은 진단에 의하지 않고 단순한 추측으로 검증되지 않은 치료 행위가 이루어졌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한 치료방법에 저항이라도 하면 증세가 더 심하다 생각하였는지 더 가혹한 방법으로 환자들을 대해 인권을 침해한 상황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잔혹성에 의해 전시 작품들을 제대로 볼 수가 없었고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4층에서는 안내해주신 분의 말에 의하면 '벨기에 회원'분들이 보내주신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고 하였는데요. 아마도 기슬랭박물관 소장 작품들이 전시되었다는 걸 얘기하신 것 같습니다. 이전에 제가 보아왔던 전시와는 다른 느낌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요. 아트브룻의 특징이 타인의 시선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그 존재 자체를 표현하기 위한 예술이라는 점에서, 표현의 제약이 느껴지지 않는 작품들이 많았습니다. 생각해보면 일반 사람들은 무엇을 하고자 하면 남들의 눈을 많이 신경쓰기 때문에 여러가지 제약이 있지만 아트브룻은 그런 제약이 없다는 점에서 매력이 있었습니다.





캔버스 양면에 그린 그림도 인상적이었는데요. 이 그림은 뒷면까지 캔버스 가득 그림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이 그림은 양면이 유리인 액자에 담겨 천장에 줄을 연결하여 공중에 띄운 상태로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짝꿍과 저는 '왜 뒷면에도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을까'하면서 감탄하기도 했는데요. 저희는 항상 단면만 보아왔기 때문입니다. 이 작품은 단면만 보지 말고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한 면까지 볼 수 있는 혜안을 가지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 같았습니다.




또 어떤 예술가는 쓰레기를 모아 차 모양의 형상을 만들었습니다. 남들이 쓸모 없다고 버리는 쓰레기를 모아 이렇게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탄생시킨 것에 대해서 인상깊었습니다. 쓰레기는 필요 없다고 버려져야 하는 존재였지만, 생각을 달리하여 그 가치를 잘 발견하고 조화를 시킬 때는 하나의 예술작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는 마치 이 전시회 그 차제를 표현해 준 것과도 같았습니다. 세상에서 마음이 아프다는 이유로 버려지고 소외된 사람들의 작품을 모아 많은 영감을 주는 예술 전시회를 열었다는 그 자체를요.



하지만 전시회에 있는 모든 작품을 이해하는 건 어려웠습니다. 작품속에서 상징하고 있는 부호들이 어렵기도 했구요. 저에게는 조금 어려웠던 전시회였던 것 같습니다. 전시회를 다 보고나서 3층 카페에 앉아 짝꿍과 얘기 나누기를, 오늘 본 전시회를 음식으로 비유한다면 쓴 한약 혹은 고수(쌀국수에 들어가는) 같다고도 하였는데요. 어렵고 무거운 주제의 전시회였지만, 안내하시는 분이 친절하게 알려주셔서 잘 감상할 수 있었고, 아트브룻이라는 장르에 대해서 가까이 접할 수 있어 더더욱 의미있는 전시회였습니다. 





원래 계획은 예술의 전당에서 개최하는 알베르토 자코메티 한국특별전에 가려고 했었다.


하지만 그날 따라 일이 늦게 끝나 예술의 전당에 늦은시간에 도착하게 되었다.


7시가 마감인 전시회를 1시간도 채 안디는 시간에 본다는 건 무리였다.


(전시회를 30분안에 본다는 건 밥을 급하게 먹는 것과 마찬가지.)




시간이 촉박할 걸 알면서도 예술의 전당에는 왔는데 '아쉬운 발걸음을 해야 하나' 할 때, 어떤 전시회 하나가 한 눈에 들어왔다.


바로 '2018 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전'이었다.







기간을 보니 3.2일부터 3.9일까지 진행되었는데, 나는 3.9일에 방문하였던 것이었다.


일주일 남짓 진행되었던 이 전시회의 마지막 날, 문 닫기 직전에 왔다는 것.


무료 전시회라서, 한국 현대미술이라서, 시시하다 생각할 사람은 없을거라 생각한다.


나는 이 전시회를 보러 그 날 예술의 전당에 간게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로, 그 전시회를 보게 된 것이 행운처럼 느껴졌다.






이 전시회에 출품한 화가들 한 명 한명을 인터뷰 한 영상이 한 기둥 벽면에 프로젝트를 쏘아 상영되고 있었다. 


전시를 보기 전에 이 영상부터 보았는데, 화가가 직접 본인의 작품을 설명하는 영상이었다.


작품의 동기, 의미, 제작 방법등을 자세히 소개해주었는데, 정말 작품마다 다양한 재료와 기법과 의미로 탄생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화가가 직접 자신의 작품에 대해 소개해주니, 늘 오디오로만 듣던 설명들보다 더 생생하고 실감있게 작품이 와닿았다.




화가의 인터뷰 중 어느 한 화가가 자신의 작품에는 '이미지를 하나씩 채집하여 전체적인 구조로 하나의 맥락을 이룬다'는 말도 인상이 깊었다.


그리고 어떤 화가는 그림도 소재를 어렵게 찾을 필요가 없고 내가 가장 잘 알고 봐온 것들을 소재로 잡는게 쉽다는 말도 공감할 수가 있었다.


아이디어와 개념이 작품의 주요 흐름을 이끌어 갈 수 있으며, 사소한 것에서도 의미를 찾는 관찰력과 통찰력이 중요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전시된 작품들을 하나한 보면서 느낀점은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글 아닌 글을 쓰고 있는 입장에서, 글과 그림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느꼈다. 


글 뿐만 아니고, 그림 또한 진실해야 그려질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아래는 인상깊었던 작품들이다.




최유미 화가님의 Yacht, Sailing


(다 그려진 그림 위를 흰색으로 덮는게 인상 깊었다. 보면서 내 감정도 정화되는 느낌)




최형주 화가님의 '열정'


(이 그림이 그려지는 과정을 영상으로 봤는데, 정말 쓱싹 그리시는 것 같은데 작품이 주는 인상은 강렬했다.)




이영수 화가님의 'Natural Image'


(이슬은 360도로 우주를 품는다는 말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오수지 화가님의 '날지 않는 새'


 (이 작품에서 보자마자 이 시대가 투영되어 보였다.)






박정 화가님의 '또 다른 시선'




오늘 전시 중 가장 인상 깊은 작품을 선정해야 한다면 바로 '박정' 화가님의 작품들이었다. 실사처럼 보이는 아리따운 여성의 초상화. 영상을 보면서 그림을 하나하나 살펴보느라 이 전시회에 한시간 넘짓 있었는데, 관람하는 사람들이 제일 사진을 많이 찍고 간 작품도 박정 화가님의 작품이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박정 화가님은 입에 붓을 물고 작품을 제작하는 '구필화가'셨다. 예전에 뉴스에서 박정 화가님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는데 그 분의 작품을 우연히 오게 된 이 전시회에서 발견하게 되어서 더더욱 반가웠다. 박정 화가님은 먼저 작품을 공감하고, 그것이 어떻게 그려졌는지 궁금해하고, 그 이후에서야 입으로 그렸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전시회를 다 보고 나서 나는 "와,, 잘봤다"라고 혼잣말을 하면서 나왔다. 


짧은 기간 동안 진행이 된 점은 아쉬웠지만, 이 전시회를 계기로 한국 미술에 대해 더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한국에도 훌륭한 분들과 훌륭한 작품이 많아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한국미술 앞으로도 응원하겠습니다! ^^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최하는 동아시아의 호랑이 미술 전시회, 2018년 1월 26일부터 시작하여 2018년 3월 18일까지 개최한다.

 

호랑이 띠여서 그런지 호랑이에 관심이 많았던 나로서는 이 전시회 기한이 다하기 전에 서둘러 방문할 수 밖에 없었다.

 

 

국립중앙박물관 전시가 좋은 이유는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밤 9시까지 개관을 한다는 점이다.

 

토요일 느즈막히 일어나 개인 일을 보고 저녁 7시즘 가도 전시회 하나는 충분히 관람할 수 있다.

 

그리고 사진촬영이 가능하단 점도 장점이 될 수 있는 것 같다.

 

전시회 사진 촬영이 허락되지 않은 곳은 온전히 작품 감상에 몰두 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사진 촬영이 허락된 곳은 전시회에서 느꼈던 감흥을 다시 한 번 정리해 볼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국립중앙박물관 야경)

 

 

 

(전시회 가는 길)

 

 

 

 

전시회 개요

 

평창동계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인 호랑이를 주제로 한 이번 전시는 한국, 중국, 일본의 호랑이 미술을 함께 선보이는 전시이다.

 

이 전시는 2년마다 한, 중, 일 국립박물관에서 개최하는데 이번 개최는 세 번째 전시라고 한다.

 

이 전시는 한, 중, 일의 미술로 표현된 호랑이 작품들을 통해 각 나라의 호랑이에 대한 사상과 가치관을 비교해 볼 수 있다.

 

 

 

 

 

주요 작품

 

 

호지(남성용 변기)

 

 

: 임금이 소변을 볼 때 위 호지에서 변을 보았다고 한다. 이는 신선이 호랑이 입에 소변을 보는 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 위 작품의 나한은 부처의 가르침을 듣고 깨달아 초인적 능력과 비범함이 있어서 호랑이도 그 분 앞에서는 한 마리의 귀여운 고양이가 된다;

 

 

호랑이는 잡귀를 물리치는 신성한 동물로 상징되어 신화나 종교화에서 그 모습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 옛날 사람들은 호랑이가 잡귀로부터 자신을 지켜준다 생각하여 소지품에 호랑이 문양을 넣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호랑이 모양 베개)

 

 

: 이 베게에 누우면 가위에 눌리지 않고 악귀를 물리친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저 베개에 누우면 악몽 꿀 일은 없을 것 같다. (대신 꿈에 호랑이가 나올 듯.)

 

 

 

 

: 무기 장식에도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염원으로 호랑이 문양이 많이 사용되었다고 한다.

 

 

 

 

: 위 호랑이 그림은 김홍도가 그린 작품인데, 세필로 털을 하나하나 표현하고 호랑이를 민첩하고 기세있게 그려 그 때 당시 문인 사대부 취향에 걸맞는 작품이었다고 한다.

 

 

 

아래는 일본 호랑이 그림들

 

 

: 일본에서는 호랑이가 서식하지 않아 호랑이는 그들에게 상상 속 동물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또 다른 상상 속 동물인 용과 함께 그린 '용호도'가 많다고 한다.

 

 

: 일본의 한 화가는 호랑이의 두개골과 다리를 사서 구조를 연구하고 가장 사실적으로 그려 일본에서 큰 명성을 얻었다고 한다.

 

 

: 일본의 전투용 겉옷 등판에도 호랑이가 그려져 있는데, 이는 무사들의 용맹과 강인한 모습을 바란다고 한다.

(요즘 뒷자수 패션에 관심이 많았는데, 옛날 사람들도 패션을 중요시 했던 것 같다)

 

 

(숫자로 알아보는 호랑이)

 

 

 : 국토의 절반 이상이 산으로 이루어진 한국은 일찍부터 호랑이가 많아 '호랑이의 나라'로 불릴 정도였는데, 일제 시대 때 무차별 포획 후 멸종되었다고 한다.

 

이 내용을 보고 영화 대호가 생각이 낫다. 그 당시 영화를 볼 때 극장에서 꺽꺽 소리내며 울었던 기억이 난다. (내 인생의 트라우마 영화)

 

영화로만 머물렀으면 좋았을텐데, 정말 그런 무차별 포획으로 한국의 모든 호랑이들이 멸종당했다는 건 지금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역사적 사실이다.

 

 

 

 

 

(전시회 방문 인증~)

 

 

 

(중국 호랑이 작품인데 역시나 중국풍으로 화려하다.)

 

 

 

 

: 마지막으로 호랑이 영상관이 잇었는데, 이 영상을 보면서 호랑이는 참 멋진 동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 후기

 

 

호랑이 띠인 나는 이 전시를 잘 봤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랑이에 대한 한,중,일의 사상과 가치관을 들어볼 수 있었고, 호랑이가 사람들에게 주는 의미와 상징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사람이 많지 않아 여유로웠고, 전시 작품 수가 적당하여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이 와도 재밌게 관람할 수 있을 것 같다. ('호랑이'이라는 소재에 아이들도 좋아할 듯)

 

 

오디오 동선이 꼬여있다는게 좀 아쉬웠고, 꼭 오디오를 듣지 않아도 되었던 것 같다.

 

(오디오는 작품 설명을 읽는 수준이었는데, 일일히 설명을 읽는게 귀찮다면 귀에 누가 읽어주는 것도 나쁘진 않음..)

 

 

 

 

 

호랑이 전시를 마치고 나와서 굿즈들을 둘러보았다. 호랑이 문양 제품들이 많았고, 특히 호랑이 자수가 새겨진 손수건을 사고 싶은 마음에 살짝 현기증이 났다. (다행히 자제함.)

 

 

 

 

 

 

전시회에서 나오면서 국립중앙박물관 굿즈샵도 둘러보았다. 시간이 많지 않아 자세히 보지는 못하였으나, 인터넷으로만 보았던 윤동주 텀블러와 유리잔들도 보고 왔다.

 

다음에 좀 더 넉넉히 시간 잡고 굿즈샵도 둘러보는 걸로 ~~

 

 

 

 

 

 

 

 

 

 

 

 

짝꿍을 설 연휴 동안 고향에 보내두고 나는 두 번째 미술전시로 향했다.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예르미타시 박물관 展"이었다.

 

 

 

전시회 개요

 

이 전시회는 특이하게 러시아 박물관(겨울 궁전)에서 보관하고 있는 프랑스 미술 작품들을 전시하였다.

 

(보통 러시아 - 러시아 작품 전시, 프랑스 - 프랑스 작품 전시일텐데, 러시아가 프랑스 작품을 전시;)

 

알게 된 사연은 이러하였다.

 

이는 전시회 중간 부분에도 나오는데, 미친듯이 미술 작품을 수집하던 두 명의 수집가(세기의 수집가라고 표현될 정도)가 있었다.

 

세르게이와 모조로프가 그 두 수집가였다.

 

세르게이는 모스크바에서 상인 집안 출신이었지만 후에 모네, 세잔, 고갱, 고흐 작품을 집중 수집, 마티스, 피카소 작품들도 구입했다고 한다.

 

한편 모조로프는 리본을 제작하는 공장을 운영하는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후에 세잔, 고갱, 반고흐를 집중 수집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1918년의 레닌의 명령으로 모든 미술작품이 국유화 되면서 그분들이 수집한 고귀한 미술작품들이 모두 국가 소유가 되었다고;;

 

이로 인해 세르게이는 독일로 이주, 모조로프는 자신의 소장품을 관리하는 큐레이터로 임명 되었다고 한다.

 

(참 웃지 못할 일)

 

 

어쨌거나 예르미타시 박물관은 그래서인지 어느 박물관보다도 세계 최대 규모로 미술작품들을 보유하게 되었고(약 300만점), 그 그림들의 일부를 이 전시회에서 볼 수 있었다.(흔치 않은 기회)

 

이는 한국의 국립중앙박물관의 교환 전시의 결과라고 한다. 2016년에 예르미타시박물관에 전시된 "한국 미술 5천년, 한국도자명품전"에 대한 화답이라고,, (웬지 훈훈)

 

 

 

 

(예르미타시 박물관 전경이 바탕인 전시회 입구)

 

 

 

 

 

전시회 내용

 

전시 초반에는 러시아가 수집한 이 미술작품을 통해 프랑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고 설명되어 있다.

 

작품은 시대에 따라 전시되어 있어서, 시대별 미술 작품들의 특징을 엿볼 수 있었다.

 

처음에는 종교화가 주로 전시되어 있고 그 다음은 초상화가 주를 이었다.

 

간간히 청동조각 작품들도 전시되어 있었고, 이름을 알만한 화가들의 작품들도 발견할 수 잇었다.

 

 

 

 

 

 

 

 

 

특히 이 전시회의 모델로 쓰여진 아래의 작품도 직접 볼 수 있는데, 이 작품은 혁명 이전의 러시아의 상류사회의 화려한 옛모습을 보여주는 그림이라고 한다.

 

(안나 오블렌스카야의 초상)

 

 

 

 

이 전시회의 마지막 작품으로 베르나르 뷔페의 '겨울 궁전'이 있었다. 평소에도 좋아하던 화가였기 때문에 이 그림이 더더욱 반가웠다.

 

이 그림 보면 이 전시회를 다 봤다고 할 정도로 감명 깊은 작품이었다.

 

 

 

(베르나르 뷔페 '겨울 궁전')

 

 

 

 

(전시회 방문 인증 스탬프)

 

 

 

 

 

 

마리로랑생展과 비교

 

이 전시회를 보기 바로 전날 마리로랑생전을 보았다.

 

(마리로랑생전 후기 포스트 : 2018/02/17 - [문화 Re:View/전시회] - 감성 저격 당한 전시회 - 마리 로랑생 전)

 

두 전시를 연이어 보기 되니 비교 포인트들이 있어 이를 공유한다.

 

(마리로랑생 이하 마, 예르미타시 이하 예)

 

 

 

내용

- 마 : 한 작가의 일대기의 흐름으로 작품을 관람할 수 있고 집중도와 깊이가 있음.

- 예 : 시대별로 여러 작가의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어 스펙트럼이 넓었음. 집중도와 몰임감은 약간 떨어짐

 

오디오

- 마 : 연극배우 박정자님의 큐레이팅으로 구성되어 있어 보다 실감있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음

- 예 : 설명이 필요하지 않은 작품들도 오디오로 담겨 있는 점이 아쉬웠음. 하지만 작품을 이해하는 데는 많은 도움이 됨.

 

사진 촬영

- 마 : 한 작품만 허용

- 예 : 전 작품 허용(단 휴대폰으로 플래시 끈 상태에서 가능)

 

굿즈

- 마 : 사고픈 게 많았음.

- 예 : 취향에 맞는 굿즈는 많이 없었던 것 같음.

 

기타

- 마 : 사람 엄청 많음. 오디오 제공 간격이 타이트해 트래픽이 종종 발생

- 예 : 밤 늦게까지 개관(~9시)하여 여유 있게 관람할 수 있었고, 작품 간격이 넓고 구비수가 많아 트래픽이 발생하지 않는 작품들 부터 먼저 둘러볼 수 있어서 여유 있었음.

 

 

 

 

 

깊이 있는 관람은 마리로랑생展을, 다양한 작품 관람은 예르미타시박물관展을 추천!

 

전시회와 함께 좋은 주말 보내세요 ^^

 

 

 


설 연휴가 되서 평소에 시간 없어 가보지 못한 미술 전시회에 가고 싶었다.


알아보던 중에 '마리 로랑생 전'이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연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것도 설날 당일에도)


프랑스의 여성 화가 마리 로랑생(1883 ~ 1956)은 여성,소녀,꽃,동물을 그려냄으로써 세상의 아픔을 보듬고자 했다는 전시회 소개 내용을 보고

뭔가 이 전시회에 가면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혼설족이라 집에만 있으려고 했는데 이 전시회는 꼭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시회 입장 사전 준비 완료)




(마리 로랑생 화가가 좋아하는 핑크색으로 전시회 입구가 꾸며졌다)




마리 로랑생은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기 위한 시간을 보낸 시절에 대해 "매일 결투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 말에 깊은 공감이 되었다.)




제일 취향 저격 당한 그림 '책 읽는 여자'





마리 로랑생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절에서 그림의 모델로 엄마나 자기 자신을 삼아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마리 로랑생의 자화상)



- 나는 스무살이었다. 당시의 나는 슬프고 못생기고 하여튼 아무런 희망이 없었다 - 고 적혀있었지만,


하지만 나는 전혀 그렇게 느끼지 않았다. 내 눈에 그녀의 자화상은 젊고, 당찼고, 꿈이 있어 보였다.




마리 로랑생의 대다수의 그림은 여성을 그린 그림이었다. 


작품들을 하나씩 감상하고 있으면 정말 작품 속 여성들이 아름답고 우아하게 그려졌다. 


(어떤 요소가 이렇게 우아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지 고민하면서 감상하게 됨.)




'장미를 든 여인'





마리 로랑생에게는 그 당시 여성들이 자신의 초상화를 그려달라는 요청이 많이 들어왔다고 한다.


여성의 감성으로 우아하고 섬세하며 아름답게 그려졌기 때문인 것 같다.



'샤를 델마스 부인의 초상'





그리고 하나 잊지 못할 그림이 있다면 바로 '수잔 모로'의 그림이었다.


'수잔 모로'




수잔 모로는 마리 로랑생의 가정부로 들어왔다가 양녀로 입양이 되어 평생의 삶을 보장받을 정도의 유산을 받은 야망찬 분이었다.


(이 작품에 대한 오디오 설명을 들으면서 최근 이슈였던 어떤 한 분이 자꾸 떠오름;;)






또한 이 전시회의 관전 포인트는 '두 개의 시'가 함께 한다는 것이다.


하나는 마리 로랑생의 연인이었던 기욤 아폴리네르의 '미라보 다리'라는 시와, 하나는 마리 로랑생이 쓴 '잊혀진 여인(진정제)'라는 시였다.


전시를 감상하면서 연극배우 박정자님의 위 두 시 낭송도 들을 수 있고, 미다보다리 샹송도 들을 수 있다.



전시회 끝에 마리 로랑생의 시를 필사할 수 있는 코너도 있어 작품과 시를 깊이 음미할 수 있다.




(내용이 비극적이어서 필사하다가 포기함)








전체적으로 전시회에 사람이 많았고, 오디오를 제공하는 작품의 간격이 너무 붙어 있다 보니 트래픽이 자주 발생했지만,


작품이 시대별로 전시되어 있던 점이 좋았고, 시대별로 전시된 작품을 통해 한 사람 더 나아가 한 여성의 일생을 이렇게 알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었던 전시회였다.



감성이 풍부한 분들에게, 그리고 여성분들이라면 더더욱 이 전시회를 추천해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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