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금요일


일주일 동안 저를 지독히도 괴롭혀왔던 감기를 마쳤습니다. 비오는 금요일이었습니다.


비오는 날 아침에는 일어나기가 힘듭니다. 이불 속에서 한참의 시간을 보내고 정오가 다 되어 주섬주섬 일어났는데, 아프던 시간 동안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곧바로 to-do list는 채워져 갑니다.


하지만 책상에 앉아있기엔 너무 찌뿌둥한 날씨. 남은 잠을 쫓아내기 위해 커피를 마시다가, 갑자기 낙산공원의 비오는 거리에 있는 카페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짝꿍에게 즉흥 제안. 짝꿍도 오늘 저와 같은 마음이었습니다.




비와 어울리는 노래들을 선곡하며 도착한 낙산공원, 가을색을 품은 낙엽과 쏟아지는 비와 특유의 고요함이 잘 어울어집니다. '오길 잘했다', 우산을 함께 쓰고 가까운 카페를 찾았습니다. 그곳이 바로 Cafe Travel입니다.



낙산공원 카페트레블(Cafe Travle)




낙산공원 거리를 걷다가 가장 가까운 카페를 찾았는데, 간판이 워낙 자그맣기 때문에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나무 테라스가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는 곳과 이어질 것 같은 느낌에 발걸음을 향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에는 후회가 없었습니다.



비를 흠뻑 머금은 화분들도 그 빛깔이 또렷하게 보입니다.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소품들도 많았는데 토끼, 허브 등 제가 좋아하는 기호들로 가득했습니다. 







여러명이 앉아서 회의할 수 있는 독립된 칸들도 있고, 창가에서 풍경을 바라보며 작업할 수 있는 공간도 있었습니다.



 

저와 짝꿍은 비오는 날의 분위기에 맞추어 따뜻한 카푸치노와 밀크버블티를 주문하였습니다. 'Cafe Travel'이 새겨진 노란색 전용 머그컵이 귀엽습니다.





북악산 전경이 창 한가득 들어옵니다. 예전엔 몰랐었는데 이렇게 풍경이 좋은 것을 본다는게 저에게 얼마나 좋은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 입니다. 생각과 마음을 넓혀주고 여유를 선사해줍니다. 글을 쓰다가 잠시 생각에 잠길 때면 북악산 전경과 사람들이 살고 있는 동네를 한 눈에 보면서 생각도 차분해지고 한 자 한자 적어갈 수 있었습니다.




커피를 마시며 글을 쓰는 동안 비가 그치고 해가 떴습니다. 저와 짝꿍은 낙산공원으로 향했습니다. 가기 전에 야외 테라스도 촬영했는데 날이 좋을 때 여기서 커피 마시면 정말 분위기가 훌륭할 것 같았습니다.






낙산공원




산 모양이 낙타산을 닮아서 낙타산으로도 불리우는 낙산공원은, 옛모습대로 복원한 성곽을 따라 전망을 관람할 수 있는 것이 큰 특징이었습니다. 








성곽 너머로 보이는 서울의 풍경이 아름다웠습니다. 



의도치 않은 단풍구경도 낙산공원에서 하게 되었습니다. 




낙산공원 가까이에는 혜화역도 있어서 예술과 관련된 장소들이 많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비오는 날에도 운치있고, 가을 단풍 구경 멀리 안나가도 되는 낙산공원, 벽화도 하나씩 살펴보며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거리를 걷는 것 또한 즐거운 데이트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