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후기] 영화 '러브레터'의 촬영지를 찾아서(오타루 여행 후기)



<오타루 여행 - 첫 번째 날, '오타루와의 첫 만남'>



(프롤로그)

크리스마스도 지나고, 이제 올해도 며칠 안 남았습니다.

연말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시간은 참 빠르게 흘러가는 것 같습니다.

겨울이 깊어지고, 눈이 내리는 날이면 생각나는 영화가 있는데요, 제목보다 대사가 더 유명한 일본 영화, '러브레터'입니다.



아마 '러브레터'는 못 보셨더라도 '오겡끼 데쓰까?'라는 대사를 모르시는 분은 없을 것입니다. 그 정도로 개봉 때부터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의 가슴 속에 남아있는, 인상적인 영화죠. 어릴 적, 잊지 못하는 첫사랑처럼 가슴 속 한 켠에 남아 있는 영화 '러브레터'.


아마도 개봉 당시 (중학생 때인지, 고등학생 때인지) 친구와 보러 갔었던 기억이 나는데, 너무 인상적이어서 그 후로도 2번이나 영화관에 혼자 가서 봤었던 기억도 납니다. '러브레터'는 제 인생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손 꼽히는 영화입니다. 얼마 전 제 짝꿍과 함께 '러브레터-이와이 슌지 시네마 콘서트'에 간 적이 있습니다. 영화 속 장면들을 스크린으로 보면서 OST 곡들을 오케스트라 라이브로 들을 수 있는 멋진 음악회였습니다. (아래는 후기 글 입니다)


http://hc-review.tistory.com/111?category=747729


음악회에서 영화 속 장면들을 보면서, 2년 전 홀로 ('러브레터'의 촬영지인) 훗카이도 오타루를 여행했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여행 후, '글을 써야지, 써야지' 하면서 미뤄놨던 숙원 과제(?)를 이번 블로깅부터 시작하려 합니다. (우연히도 영화 속에서 편지글을 썼던 여자 주인공 '후지이 이츠키'처럼 지금 저도, 목감기에 걸려 기침을 하면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ㅜㅜ)



(이번 일본 오타루 여행 블로깅 2년 전인 2016년 겨울, 오타루와 삿포로 여행 당시의 메모를 기준으로 하여 그때의 감성으로 재구성하였습니다)


때는 바야흐로 2016년 11월.

얼마 간의 시간이 허락되어 미뤄왔던, 영화 '러브레터' 촬영지인 오타루 여행을 계획하면서 촬영지 주소 등 이것저것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제일 가보고 싶었던 곳은 단연, 여주인공 '후지이 이츠키'가 살았던 집이었고, 오타루 올로케이션이었던 영화였기 때문에 오타루를 가면 어디든 영화 속 촬영지를 둘러볼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많은 자료들을 여행관련 책과 온라인을 통해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4일간의 계획을 세우고 항공 티켓을 예매하고, (혼자 가기 때문에) 현지의 저렴한 게스트 하우스도 알아보면서 여행 준비를 해갔습니다.



일본 여행은 생애 두 번째로써, 첫 번째 여행은 일본 기타큐슈 지역의 '모지코'라는 항구도시였습니다. 첫 해외여행이자 첫 일본여행이었는데, 이후 두 번째가 된 일본 여행이고, 일본이라는 나라는 한번 경험을 해봤기 때문에 두려움보다는 기대감과 설렘이 컸습니다.


드디어 출국 당일.

저 혼자만의 여행으로, 쇼핑도 생각하지 않은 여행, 적은 돈만 환전, 비행 티켓과 숙소도 저렴한 곳으로 예약.. 몸과 마음과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비행기를 기다리고,



탑승 후 사진도 찍고,



드디어 이륙.



출출해서 기내에서 간식도 주문해서 먹어봅니다.



훗카이도를 향해 날아가는 중.



착륙 전, 넓고 끝없이 펼쳐진 해안선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드디어 일본 땅, 훗카이도에 도착.



다소 중국 관광객들로 공항과 전철이 붐비긴 했지만 대체적으로 차분하고 정돈된 모습이었습니다. 공항에서 나와서 JR 라인 전철 개찰구 근처에서 웰컴패스에 관한 상담을 하고 (바디랭귀지와 안되는 영어를 총동원), 오늘 사용할 티켓을 구입해 전철을 탔습니다. 





유명한 오르골당과 오타루 운하를 보기 위해 미나미오타루역으로 향하는 길. 전철 창밖으로 펼쳐지는 일본의 모습은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진 않았지만, 역시 일본은 경차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다른 점은 전철역마다 직원이 호루라기를 불면 전철문이 닫힌 후 출발하는 점이었고, 전철 안이 정말 조용했습니다. 흐리고 비가 온 날씨 탓이었는지는 몰라도 기운 없고 조용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보다 위도가 높아서 그런지 오후 4시반인데도 밤 10시 같이 깜깜했습니다.



미나미오타루역에 도착했습니다. 마치 막차를 타고 마지막역에 도착한 듯 했습니다. 아까 들었던 호루라기 소리의 주인공은 매 역마다 상주한 직원이 아닌, 해당 열차에 타고 있던 직원이 도착할 때마다 내려서 호루라기를 부는 것이었습니다. 새로운 경험과 모습은 항상 제가 익숙한 곳이 아닌 곳에 와 있다는 느낌을 충분히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전철역에 내려 공항이 아닌 곳에서 처음으로 일본의 공기를 들이마시게 되었습니다. 비 때문이었을까요? 상쾌하고 맑았습니다. 입김도 나옵니다.



역 개찰구를 빠져나오니,



비가 오니 우산을 빌려가라는 안내가 있습니다.


관광객도 거의 없는 거리. 여기는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다는 걸 알면서도, 차 지나가는 걸 보고 있으면 신기했습니다.


오타루에 유명한 관광명소인 오르골 본당을 찾아 길을 걸었습니다.



10분 정도 걸어가다보니 많은 불빛이 보이고 붐비는 모습입니다. 바로 오타루의 유명관광지, 오르골 본당.









오르골 본당 안으로 들어오니, 문득 어느 가수의 뮤직비디오가 떠오릅니다. 바로, 조성모의 '가시나무'. 


  

(조성모의 '가시나무' M/V 속, 오타루 오르골당 모습)


가시나무 뮤직비디오도 올로케이션으로 훗카이도에서 찍었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영애가 바로 이곳 오르골당 점원 역할로 출연합니다.



오르골당을 나와 상점거리를 지나면 우리나라 명동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처럼 여자 종업원들이 뭐라 뭐라 하면서 호객행위를 합니다. 큰 길로 나와서 오타루 운하 쪽으로 걷는데 자꾸 차들이 역주행을 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건, 평생을 우리나라의 자동차 우측통행 문화만 봐왔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공항에서도 봤지만 여기는 11월인데도 벌써부터 한차례 크게 눈이 온 듯 했습니다. 눈들을 한쪽으로 치워놓은 모습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택시들은 하나같이 작고 (우리나라 옛날 80~90년대 택시들처럼)클래시컬합니다. 그리고 역시나 교통선진국답게 신호와 정지선은 무지하게 잘 지켰습니다. 



오르골 본당 다음으로 찾은 곳이 바로 오타루의 명소, 오타루 운하.





이곳은 한때 오타루가 무역항으로 발전하며 운하로서의 기능을 수행한 곳으로, 지금은 운하와 창고를 관광특성화하여 멋스러운 분위기를 연출, 오타루를 대표하는 관광지가 되었습니다.



오르골 본당과 상점거리, 오타루 운하를 둘러보니 슬슬 배가 고파집니다. 저녁 먹을 곳을 찾으려니 워낙에 일찍 가게 문을 닫는 곳이 많다고 알고 있는데 다가 일요일 저녁이라 먹을 곳이 마땅치 않았습니다. 



다행히 한국어로 쓰여있는 스시집 같은 음식점이 있어서 들어간 후 주문을 하고 맛있는 저녁을 기다렸습니다.





'시장이 반찬이었나'. 어쨌식감이 훌륭했던 저녁을 마친 뒤, 계산을 하는데 계산하시는 분의 표정이 조금 이상합니다. 알고 봤더니 주문서에 적힌 금액으로만 생각했는데 세금을 안 낸 탓이었습니다. (세금 10%를 추가한 금액으로 최종 결제해야 했습니다) 황급히 10%를 추가해서 내고 인사하며 음식점을 나왔습니다.



(로밍 한)휴대폰으로 구글맵스를 보며 첫 번째 날의 게스트하우스, '모리노키'를 찾아갔습니다. 헤매지 않고 한 번에 찾아간 모리노키 게스트하우스.






주인아저씨와 예약 확인을 하고 정산한 후, 잠자리를 정하고, 짐 정리와 샤워를 마친 후, 힘든 하루 여정을 정리했습니다. 아무 탈 없이 첫 번째 날이 지난 것에 너무 감사했고, 앞으로 남은 3일 간의 여정을 기대하며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요 녀석은 잠들 때까지 곁에 있어준 게스트하우스 강아지입니다. 두 번째 날 블로그에서 뵐게요. 기대해 주세요.



여행 세 번째 날 드디어 찾아간, 영화 '러브레터' 여주인공 '후지이 이츠키' 집 앞




by Chan (iPhone 6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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